실거주 세제 강화에 임대료·매물 불안 확산
핵심 요약
실거주자 중심의 세제 개편으로 임차인의 계약 연장과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집세는 전년보다 1.1% 올라 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임대 물량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이 겹칠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 혜택을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높이면서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집주인이 늘어난 세 부담을 임대료에 반영하거나 직접 거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 7월 전세와 월세를 합친 집세는 1년 전보다 1.1% 올라 2023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 아파트에 사는 김선우(45)씨는 연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하거나 보증금을 올릴 수 있어 계약 연장 문제를 먼저 꺼내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은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실제 거주하겠다고 하면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연장을 보장받기 어렵다. 반포자이 전용 84㎡ 한 매물의 월세도 보증금 2억원에 550만원에서 580만원으로 올랐다.
보유세 부담이 큰 강남권에서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임대 물량 감소와 신규 임차 수요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2020년 6·17 대책 때 재건축 조합원 분양 자격에 2년 실거주 요건이 붙자 집주인들이 직접 입주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한 전례도 있다. 기존 세입자들이 같은 시기에 새집을 찾아야 할 경우 수요가 집중돼 전월세 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세입자의 주거 계획이 통상 2년 단위로 움직이는 만큼 세제개편안 시행 전부터 시장이 반응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임대인의 자가 거주 전환이 이어지면 전월세난이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개편안에는 청년 월세 세액공제 외에 임대 공급 감소나 임대료 상승에 대응할 별도 대책이 담기지 않았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보유세 강화로 집주인의 협상력이 커지면 세입자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