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따라 갈린 보유세…과세 기준은 더 복잡해져
핵심 요약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달라진다.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는 세금이 늘고 일부 실거주 1주택자는 부담이 줄어든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2029년 이후 매물 잠김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3일 공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을 다시 나눴다. 초고가 주택을 뺀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는 대체로 줄어드는 반면,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와 초고가·다주택자의 부담은 커진다. 주택 시장을 실수요 중심으로 바꾸려는 조치지만 과세 구조는 한층 복잡해졌다.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에서 14억 원 초과로 높아진다. 시가로는 약 17억 원에서 20억 원 수준으로 상향되는 셈이다. 공시가격 23억 원, 시가 30억 원 미만인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가 줄어든다. 반면 공시가격 14억 원을 넘는 비거주 1주택자는 공제액이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아져, 공시가격 20억 원 주택을 기준으로 실거주자보다 최대 두 배 넘는 세금을 부담할 수 있다.
장기 보유 또는 거주에 적용되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공제 가운데 보유 기간을 기준으로 한 혜택도 단계적으로 사라져 비거주자의 부담이 더 커진다. 종부세율을 정하는 기준은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지역에 주로 분포한 시가 40억∼50억 원, 공시가격 29억∼35억 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은 실거주 1주택이라도 세금이 늘어난다. 이 같은 조정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집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면 단기적으로 관련 주택의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세액 산정 과정에서 가격과 주택 수뿐 아니라 취업·진학·질병·봉양에 따른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까지 살펴야 한다. 정부는 보유세를 올리는 동시에 다주택자 등의 양도세 중과를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2029년 유예 종료 뒤에는 보유세와 거래세가 함께 높아져 매물 잠김이 재현될 수 있어, 세제의 단순성·공평성·예측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