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규제에 임대매물 급감…세입자 부담 확산
핵심 요약
8·3 세제개편안과 실거주 규제를 두고 전·월세 공급 위축과 세 부담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 일부 단지의 매물이 50~80개에서 10개 이하로 줄고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공급 확대와 임대시장 보호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과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청년층과 비거주 1주택자, 임대사업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세 부담과 공급 위축, 전·월세 불안이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집중됐다. 참석자들은 주택 공급 확대와 임대시장 보호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면서 임대주택에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전·월세 매물이 줄었다는 현장 진단이 나왔다. 박준 잠실박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단지별로 50~80개이던 매물이 10개 이하로 감소했고, 집주인과 매수인이 관망하면서 중개업소도 7월 초부터 거래 공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32억원 이하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임차인은 가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려나는 상황도 제시됐다.
강동구 천호동의 노향남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 강제가 자금이 부족한 임차인을 노후 주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등록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바뀌면서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이 월세를 올려 세입자의 주거비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무주택 청년 김민정씨는 대출과 전세가 막혀 월세를 택했지만 집주인이 실거주를 결정하면 다시 집을 구해야 한다는 불안을 호소했다.
1가구 2주택자인 박현호씨는 다주택자 규제와 1주택자 실거주 의무가 기존 세입자의 이주를 촉발하고, 부족한 임대매물이 임차인을 매매시장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현장에서는 집을 보여준 뒤 10~15일이면 매물이 계약될 만큼 소진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을 겨냥한 정책의 충격이 결국 청년과 노인 등 전·월세 가구에 닿는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임대주택 공급 역할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등 1만5000가구 이상의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면 전세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