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천화력 사고, 발주사와 시공사 책임 갈렸다
핵심 요약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한국중부발전의 형사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통상적인 공정 점검과 안전 서류 승인만으로 발주사를 도급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금호건설과 2차 수급업체 및 양측 현장소장에게는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이 2020년 충남 서천군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전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발주사인 한국중부발전에 산업안전보건법상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 점검과 안전 관련 서류 승인 등 통상적인 관리 행위만으로는 한국중부발전을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다.
사고가 난 공사는 한국중부발전이 배연탈황설비 시공을 금호건설에 맡기고, 금호건설이 전기제어 공사를 전기업체에 다시 하도급하는 구조로 진행됐다. 2020년 4월 작업 도중 전기 폭발이 일어나 금호건설 소속 근로자 1명이 숨졌고 한국중부발전 직원 등 3명이 다쳤다. 실제 공사를 수행한 금호건설과 2차 수급업체, 양측 현장소장에게는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재판에서는 한국중부발전이 건설공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총괄·관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한국중부발전이 해당 공정에 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시공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발전소 운영과 건설 공사가 별개의 사업으로 구분된 점도 고려돼 한국중부발전의 지위는 도급인이 아니라 건설공사 발주자로 판단됐다.
2020년 1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확대하면서도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하지 않는 건설공사 발주자는 도급인 범위에서 제외했다. 이번 판단으로 발주자의 공정 확인이나 안전 서류 승인만으로 형사 책임이 성립하지 않으며, 시공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과 전문성, 영향력 행사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구분 기준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