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와 산모 곁을 지키는 돌봄 노동
핵심 요약
허금숙 산후관리사는 위생 수칙과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산모와 신생아를 돌본다. 요양원 사회복지사였던 그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자격을 취득해 돌봄의 현장을 옮겼다. 업무 경계가 흐려지는 고충 속에서도 가정별 사정에 맞춘 돌봄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
40대 산후관리사 허금숙씨는 출산 가정을 찾아 산모의 회복을 돕고 신생아를 돌본다. 산모의 처지를 먼저 헤아리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집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고 손부터 씻으며, 젖병을 빠짐없이 열탕 소독한다. 수유 전에는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수유가 끝난 아기를 건네받아 등을 쓸어주며 트림을 돕는다. 작은 위생 수칙과 세심한 돌봄이 업무의 기본이라는 생각에서다.
첫 근무지는 여자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산모의 집이었다. 배려받으며 일했지만 퇴근할 때마다 쓰러질 만큼 힘겨웠다. 현장 경험이 쌓이자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읽는 감각도 생겼다. 우는 아기들은 대체로 그의 품에 안긴 지 5분 안에 잠잠해졌고,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산모도 늘었다. 비건식을 원하는 산모에게는 제한된 식재료 안에서 콩과 두부를 중심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식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피아노를 전공한 허씨는 앞서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했다. 정든 노인들의 죽음을 거듭 마주하며 마음이 무거워졌고, 돌봄의 대상을 갓 태어난 아기와 이제 막 엄마가 된 사람으로 옮겼다. 사회복지사 자격을 바탕으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뒤 현장에 들어갔다. 음식과 까다로운 요구 때문에 상처받을 수 있다는 주변의 걱정도 있었지만, 싱겁고 균형 잡힌 식단을 차리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
업무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처럼 대하거나 정해진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 가정도 있다. 허씨는 선의로 커튼을 빨고 현관과 창틀을 청소하기도 하지만, 이런 일은 산후관리사의 공식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집마다 식생활과 사정이 달라 늘 긴장해야 하는 서비스 노동이지만, 산모들과 마음을 나누고 가족처럼 가까워지는 순간에서 힘을 얻는다. 출산과 육아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새 생명을 반기며 오늘도 산모와 아기의 곁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