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희귀질환 유전체 선별, 국가 기준 마련 착수
핵심 요약
국립보건연구원이 3년간 매년 신생아 600명을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기반 선별검사를 시행한다. 신속한 희귀질환 진단이 기대되지만 적은 양성 사례와 부족한 유전 상담 기반이 한계로 지적된다. 검사 범위와 부모 동의, 개인정보 보호를 아우르는 국가 기준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중증 희귀질환이 의심되는 신생아의 유전적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기 위한 국가 프로그램이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중심이 된 ‘한국형 전장유전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3년 동안 해마다 신생아 600명을 검사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달 22일 합리적인 검사 기준을 논의하는 첫 원탁회의를 열었다.
검사 대상은 중증 희귀질환이 의심되는 생후 1개월 이내 신생아다. 진단에는 7일 이내가 걸리고 진단율은 최대 50%로 예상된다. 출생 직후 위중한 신생아의 원인 질환을 신속하게 찾아 적합한 치료로 연결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프로그램 책임연구자인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연간 출생아 약 30만명 가운데 국가 프로그램 대상은 0.2%에 불과하다며 빠른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신생아 유전 선별검사는 국가 지정 질환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무료검사와 병원의 유료검사가 함께 운영된다. 일부 산부인과병원에서 정부 지원금을 활용한 유료검사가 무분별하게 확산하면서 국가 차원의 관리 필요성도 커졌다. 다만 질환 양성률이 통상 1~2%여서 3년간 확보할 수 있는 양성 사례는 18~36명에 그칠 수 있다. 이 자료만으로 전체 신생아에게 적용할 합리적 기준을 만들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검사 확대에 앞서 유전 상담 기반도 보완해야 한다. 소수 대형병원을 제외하면 보호자 상담 체계가 충분하지 않아 희귀질환 가능성을 통보받은 가족이 심리적 충격과 불안을 겪을 수 있다. 검사 대상 질환과 결과 반환 범위, 부모 동의, 확인검사, 유전 상담, 개인정보 보호와 제도화 방향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부모 설문 연구에서는 국가가 신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경우 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많아, 윤리적·법적 정당성을 갖춘 공공 검사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