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조성기간 절반 단축…정부 '공급 속도전'에 남은 과제
핵심 요약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 기간을 60개월에서 30개월로 단축하는 공급 속도전을 추진한다.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비 상승, 사업성 악화로 실제 일정은 계속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차 단축보다 실행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3기 신도시 조성 기간을 기존 60개월에서 30개월 수준으로 줄이는 '공급 속도전'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행정 절차 지연을 지적하며 규정 개정이나 절차 병행을 통해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가구를 공급하고 매년 27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 아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공공택지 매각을 중단하고 직접 시행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범정부 택지 신속 혁신단'을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혁신단에는 국토부와 재정경제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유산청, LH 등이 참여해 토지 보상부터 인허가, 문화재 조사, 환경영향평가까지 사업 지연 요인을 종합적으로 조정한다. 정부는 그동안 순차적으로 진행해 온 행정 절차를 병행하고 통합심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착공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다만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다.
3기 신도시는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에 따라 추진된 사업으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8곳에 약 32만80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그러나 당초 예정된 입주 시점이 지났고, 남양주 왕숙 S-18블록은 지장물 철거로 사업 기간이 19개월 연장됐으며 인천 계양 A-10블록은 지반 보강으로 준공이 1년가량 늦춰졌다. 하남 교산지구도 문화재 발굴 조사로 차질을 빚고 있다. 민간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참여를 꺼리면서 일부 블록에서 유찰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행정 절차 단축만으로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시장이 원하는 것은 공급 계획이 아니라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라며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절차의 효율적 관리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용적률 상향과 상업용지 일부의 주거용 전환 등 기존 택지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기반시설 부족과 주민 수용성 확보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정부의 속도전이 성공하려면 절차 단축과 함께 사업성 확보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