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3년 반 새 1079곳 퇴장…민간 공급 기반 약화
핵심 요약
최근 약 3년 6개월 동안 디벨로퍼 1079개사가 폐업했다. 전체 디벨로퍼 수는 2706개사에서 2224개사로 감소했다. 추가 주택 공급계획의 실행력을 높이려면 민간 공급 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
2023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폐업한 디벨로퍼는 1079개사로 집계됐다. 등록취소된 106개사까지 더해지면서 주택 공급의 최전선에서 민간 개발사업을 이끌어 온 시행업계의 기반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5만가구 이상 규모의 추가 공급계획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업계의 사업 수행 역량을 되살리지 못하면 계획이 실제 공급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시점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폐업한 디벨로퍼는 264개사였고 등록취소 업체도 21개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시장에서 사라진 업체는 모두 285개사로, 신규 등록한 201개사를 웃돌았다. 폐업과 신규 등록 등을 반영한 전체 디벨로퍼 수는 2023년 1월 2706개사에서 올해 7월 2224개사로 482개사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등록 업체가 2000개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행업계의 침체가 뚜렷해진 시점은 2023년이다.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폐업 업체 수가 신규 등록 업체 수를 앞서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리 강화에 대출과 세제 규제까지 더해져 사업 여건이 더욱 악화했다. 여러 차례 사업이 지연되는 사이 금리가 뛰면서 누적 이자를 비롯한 금융비용이 토지 매입원가와 맞먹는 사례도 나타났다. 상위 50여개 시행사 중 자금 여력을 갖춘 회사가 극소수라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디벨로퍼 감소는 개별 업체의 경영난을 넘어 민간 주택 공급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형 건설사도 부채비율 등의 제약으로 자체 개발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업을 발굴하고 토지를 확보하는 시행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최원철 연세대 교수는 업황이 단기간에 회복될 조짐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디벨로퍼의 퇴장이 민간 공급의 뿌리가 흔들리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정부 공급대책이 성과를 내려면 금융비용과 사업 지연으로 훼손된 주택 공급 생태계를 복원하는 조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