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비밀 핵시설 정리 합의…IAEA 반출 착수
핵심 요약
미국과 IAEA, 시리아 정부가 99번 부지의 핵물질 제거에 합의했다. 해당 시설에는 북한 지원 의혹을 받는 알키바르 원자로의 잔재와 옐로케이크가 보관돼 있다. 시리아 과도정부의 협조로 핵물질 반출과 역내 군사 충돌 위험 완화가 추진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시리아의 비밀 핵시설인 ‘99번 부지’에 보관된 핵물질을 조만간 제거한다. 미국 정부와 IAEA, 시리아 정부는 약 3주 전 막후 협상을 마무리하고 시설 처분에 합의했다. 이곳에는 우라늄 정광인 옐로케이크를 비롯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감춰 둔 방사성 물질과 핵 연구·개발 장비가 남아 있다.
99번 부지는 2007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알키바르 원자로 핵 프로그램의 잔재를 보관해 온 시설이다. 알키바르 원자로는 북한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와 비슷한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의 지원을 받아 건설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2012년 시리아에 흑연봉 판매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옐로케이크는 곧바로 핵분열 무기에 사용할 수 없지만 재래식 폭발물과 결합하면 방사성 물질을 퍼뜨리는 더티밤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
알아사드 정권은 2024년 말 반군 공세로 붕괴하기 전까지 이란이 주도한 반이스라엘 연대 ‘저항의 축’에 속해 있었다. 이후 이스라엘은 반군 주도의 새 정부가 핵물질을 확보하거나 튀르키예가 개입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장 접근을 차단하려고 정권 붕괴 뒤 99번 부지 출입구를 폭격해 봉쇄했으며, 핵물질이 제거되지 않거나 접근 움직임이 나타나면 다시 공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독자적 군사행동을 억제하는 동시에 시리아 새 정부와 IAEA를 상대로 외교적 해법을 추진했다.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는 미국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핵물질 은닉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과도정부는 국제적 고립 해소와 경제 재건을 위해 미국 및 국제기구의 개입을 수용하고 있으며, 핵물질과 함께 알아사드 정권이 남긴 화학무기 문제도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반출 합의로 99번 부지를 둘러싼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군사 충돌 위험도 낮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