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전 레타트루타이드 위조품 확산…릴리, 미국 6곳 제소
핵심 요약
일라이 릴리가 미승인 레타트루타이드 위조품을 판매한 미국 업체 6곳을 제소했다. 관련 판매·광고가 100개국 이상에서 1만4000건 넘게 확인됐고 부작용 및 사망 의심 사례도 접수됐다.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 해외 반입이 잇따르면서 식약처가 불법 유통 단속과 관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당뇨·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 릴리가 임상 단계인 차세대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의 위조품을 판매한 미국 내 조제약국과 온라인 판매업체, 메디컬 스파 등 6곳을 12일 현지 법원에 제소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후보물질이 이미 전 세계에서 유통되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릴리의 자체 조사에서는 100개국 이상에서 레타트루타이드를 판매하거나 광고하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게시물, 제품 목록이 1만4000건을 넘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이 7월 한 달간 압수한 불법 GLP-1 계열 약물은 1400건, 9만 바이알에 달했다. 릴리는 유통에 관여한 개인과 업체 200여 곳을 FDA와 미 법무부, 주 검찰 및 법 집행기관에 신고했다. 판매자 상당수는 제품을 ‘연구용’으로 표시하면서도 인체 사용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타트루타이드는 GIP·GLP-1·글루카곤에 작용하는 3중 작용제로, 임상 3상에서 104주 투여 시 체중이 최대 30.3%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 릴리는 내년 1분기 FDA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압수된 위조품에서는 잘못된 용량, 유효성분 부재, 미승인 실험물질과 비멸균 제조에 따른 오염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 물질과 관련이 의심되는 부작용 77건이 접수됐으며, 30대 남성의 사망 사례 1건도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해외 반입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5월 인천공항세관에서 비만치료제를 휴대 반입하다 적발된 사례는 289건, 국제우편 반입 적발은 2940건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불법 판매와 광고를 단속하는 한편 해당 약물을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허가·유통 전인 레타트루타이드는 직구 제품의 성분과 제조·유통 경로를 확인할 수 없어 안전성과 유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비만치료제는 의사 처방과 약사의 복약지도 아래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