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탈리아, 세우타 여파로 국경 통제 충돌
핵심 요약
스페인이 8일부터 한 달간 이탈리아발 항공기와 선박 여행객을 검문한다. 이탈리아의 대스페인 국경 제한에 맞선 조치로 양국의 외교 갈등이 격화했다. 세우타 이주민 무단 진입 과정의 사망자는 공식 집계와 인권단체 추산이 큰 차이를 보인다.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이주민 무단 진입 사태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경 통제 갈등으로 번졌다. 스페인 내무부는 8일부터 한 달간 이탈리아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을 검문하기로 했다. 대상은 이탈리아를 출발해 스페인에 도착하는 항공기와 선박의 탑승객이다.
이번 조치는 이탈리아가 지난달 31일 스페인에 한해 솅겐 조약 적용을 중단하기로 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에서 입국하는 제3국 국민만 제한하며 스페인과 유럽 시민의 이동은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스페인은 유럽연합 회원국 사이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를 훼손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탈리아의 조치를 “유럽 통합이라는 선체에 발사된 어뢰”라고 비판하고, 제한을 철회하지 않으면 비례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실은 안보 위협이나 테러 위험이 사라지고 새로운 이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돼야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당분간 제한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갈등의 출발점은 지난달 30일 세우타에서 벌어진 대규모 월경 사태다. 스페인 공식 통계상 세우타에 진입한 이주민 7만2천명 가운데 7만명이 모로코로 돌아갔고, 모로코인들이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80여명이 숨졌다. 인권단체들은 실제 희생자가 더 많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모로코 인권협회가 집계한 사망자는 최소 141명이며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좌파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우파인 멜로니 총리 사이의 관계도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