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100여 년 만의 개기일식에 수백만 인파
핵심 요약
스페인에서 100여 년 만의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수백만 명이 북부와 중부에 모였다. 폭염과 산불 위험 속에 관측소 약 350곳과 법 집행 인력 3만3500명 이상이 배치됐다. 일식은 포르투갈·아이슬란드·그린란드와 영국에서도 관측되며 숙박과 관측 장비 수요를 끌어올렸다.
수요일 저녁 스페인 북부와 중부의 맑은 도시·마을에 수백만 명이 모여 100여 년 만에 자국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을 지켜봤다. 잔디 의자와 양산을 준비한 시민들은 하늘이 서서히 어두워지다가 급격히 암흑으로 바뀌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북동부의 로마 시대 언덕 마을 메디나셀리에서 현장을 본 어학 교사 로사 첼리베르티는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실제 감각을 짐작하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였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 구간은 아이슬란드 서쪽 해상에서 2분 30초에 못 미치는 최장 시간을 기록한 뒤 포르투갈 일부와 일몰 직전의 스페인에 이르러 약 1분으로 줄었고, 지중해 상공에서 끝났다.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일부도 이동 경로에 들었다. 영국에서는 태양의 90% 이상이 가려져 1999년 이후 가장 뚜렷한 일식이 펼쳐졌으며, 런던 그리니치공원 등 탁 트인 장소에 관측객이 몰렸다.
스페인은 최소 50만 명의 추가 방문객에 대비해 내륙에 공식 관측소 약 350곳을 마련하고 경찰 등 법 집행 인력 3만3500명 이상을 관측 지역과 진입로에 배치했다. 관측지 상당수의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은 데다, 불과 몇 주 전 아빌라에서 500㎢를 태우고 수만 명을 대피시킨 대형 산불 이후 남부와 중부에 소규모 산불이 남아 있어 안전 관리가 강화됐다. 아코루냐·빌바오·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등 개기일식 경로의 숙박 수요도 급증했다.
태양 복사를 차단하는 전용 안경은 스페인 전역의 마트·백화점·박물관·천문관에서 수개월 동안 판매·배포됐고, 수요일을 앞두고 여러 약국의 재고가 소진됐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는 비와 구름 속에서도 수백 명이 할그림스키르캬 교회 앞에 모여 어둠과 빛의 귀환을 환호했다. 현지 숙박료는 수요일 밤 평균 1000달러를 넘었고 해외 방문객은 최대 2만 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린란드 동부 해역의 유람선 승객 126명도 24시간 이어지던 북극권의 햇빛이 약 2분간 사라지는 장면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