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해 모녀 지킨 7년차 전담경찰의 동행
핵심 요약
전남편의 반복된 스토킹에 시달리던 모녀가 경찰의 안전조치와 이주 지원으로 일상을 되찾았다. 이유정 경사는 범죄 피해자뿐 아니라 재난·사고 피해자의 심리 안정과 기관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제도 개선이 확산됐지만 전담 인력 부족과 지역별 보호 격차는 과제로 남았다.
지난해 9월, 50대 주부 A씨는 집 앞을 서성이는 전남편을 발견하고 6개월 만에 다시 경찰에 신고했다. 결혼생활 중 폭언과 폭행을 겪은 A씨의 불안은 접근금지 명령을 어긴 전남편의 출현 간격이 짧아지면서 커졌다. 초등학생 딸의 안전조치만 신청한 채 자신의 보호는 망설였지만, 이유정 청주흥덕경찰서 경사와 동료들의 거듭된 상담 끝에 민간경호 등 안전조치를 받아들였다.
전남편은 민간경호원에게 발견되는 등 추가 스토킹을 이어갔고, A씨 집의 CCTV를 파손한 뒤 메모리카드까지 훔쳤다. 경찰은 기존 조치만으로 보호가 어렵다고 보고 전남편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했다. A씨 가족도 경찰의 지원을 받아 전남편이 모르는 곳으로 이사했다. 최근 새집에서 잘 지낸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A씨의 안전조치는 모두 종료됐다. 이 경사는 새로운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 경력을 쌓은 이 경사는 2018년 특별채용으로 입직해 7년째 충북경찰청에서 피해자전담경찰로 일하고 있다. 범죄 피해자의 안전조치를 관리하고 초기 심리안정 상담과 기관 연계를 맡는 한편, 재난·사고 현장도 찾는다. 지난 4월 16명이 다친 천안 봉명동 상가 가스폭발 때는 병원을 방문해 현실감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사고 뒤 나타날 수 있는 신체·심리 반응과 이용 가능한 지원을 안내했다.
이 경사는 안전조치 종료 후에도 CCTV와 비상벨을 1년간 무상 지원하는 제도를 기획하고, 사고·재난 피해자가 시민안전보험을 놓치지 않도록 청주시와 피해자 정보를 공유하는 협약을 추진했다. 전국 최초로 시작된 협약은 청주 관내 다른 경찰서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됐고, 봉명동 사고 피해자 전원을 신속히 관계기관에 연결하는 기반이 됐다. 행정안전부·법무부 장관상도 받았지만 현장에는 기관 연계의 한계와 피해자의 불신, 경찰서별 1~2명에 그치는 인력 문제가 남아 있다. 경찰청은 지난 6월 범죄피해자보호계를 과로 확대했으며, 이 경사는 지역과 형편에 관계없는 국가 차원의 보호체계와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를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