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품는 보험업계…자동 지급 실험 확대
핵심 요약
보험업계가 스테이블코인을 보험료 수납과 보험금 지급에 활용하는 기술검증에 나섰다. 스마트 콘트랙트를 결합하면 정산 단축과 조건 충족 시 자동 보상이 가능하다. 결제수단과 운용자산의 법적 지위, 지급여력 평가, 소비자보호 기준 정비가 남았다.
보험업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보험료 수납과 보험금 지급에 연결하는 기술 준비를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최근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EQBR과 기술검증을 마치고, 디지털 지갑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보험료를 자동 납부하는 과정을 구현했다. 거래 내역을 기존 보험 시스템에 실시간 반영하고 보험금을 디지털 지갑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도 함께 점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계약자와 보험사, 보험중개사, 재보험사 사이의 자금 이동과 정산을 간소화할 수 있다. 중개은행 등 기존 결제망을 거치며 생기는 지연과 비용을 줄이고 24시간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콘트랙트에 항공편 운항이나 기상정보를 연계하면 지연 시간, 강수량 등 미리 정한 조건이 충족되는 즉시 보험금 지급도 실행할 수 있다. 수치로 보상 조건을 정하는 지수형 보험에서 활용 가능성이 특히 크다.
해외에서는 보험료 정산 단계의 검증이 먼저 진행됐다. 글로벌 보험중개사 에이온은 지난 3월 코인베이스와 팍소스가 가입한 보험계약의 보험료를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하는 기술검증을 실시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더리움 기반 USDC를, 팍소스는 솔라나 기반 PYUSD를 사용해 정산 속도와 유연성, 자금 이동 과정의 정합성을 살폈다. 보험산업의 적용 범위는 결제와 정산뿐 아니라 보험금 심사·지급, 자본조달과 위험 인수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제도는 기술 실험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나 외국환에 해당하지 않아 보험료와 보험금의 결제수단으로 인정할 근거가 불분명하다. 보험사의 보유·운용 가능 여부와 책임준비금 및 신지급여력제도 비율의 평가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자동 지급 절차의 법적 인정, 디페깅과 발행사 신용위험, 준비자산의 건전성, 코드 오류와 해킹에 대한 대응도 과제다. 보험사들은 미국 지니어스법과 일본 자금결제법 등 제도화 흐름을 살피면서 감독당국과 결제수단·운용자산의 허용 범위를 논의하고 기술 및 거버넌스 역량을 사전에 갖출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