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흥행작, 장편 시리즈로 다시 뜬다
핵심 요약
극장 흥행작을 장편 시리즈로 확장하는 제작 방식이 다시 늘고 있다. ‘오싹한 연애’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이 새로운 인물과 서사로 재구성됐다. 검증된 지식재산의 안정성 이면에는 신인 작가의 창작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극장 흥행작의 설정과 인물을 장편 시리즈로 확장하는 제작 방식이 방송·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에서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을 중심으로 원작을 찾던 흐름이 과거 영화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이미 관객층을 확보한 작품은 흥행 위험을 낮추고 홍보에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어,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는 제작사에 비용 효율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tvN 주말극 ‘스푸키 인 러브’는 2011년 영화 ‘오싹한 연애’를 12부작으로 재구성해 7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귀신을 보는 여성이라는 핵심 설정은 유지하면서 재벌가 상속녀 천여리 역에 박은빈, 귀신을 무서워하는 검사 역에 양세종을 배치했다. 손예진과 이민기가 각각 여리와 공포 마술사 조구를 연기했던 2시간짜리 원작보다 최소 6배 많은 새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는 3분기에 이재용 감독의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여러 회차의 ‘더 스캔들’로 선보일 계획이다. 손예진은 조선의 엄격한 성 역할에 얽매인 재능 있는 조씨 부인을, 지창욱은 바람둥이 조원을, 나나는 과부가 된 귀족 여성 희연을 맡는다. 디즈니+도 지난해 말 2017년 영화 ‘조작된 도시’의 세계관을 확장한 ‘조각도시’를 공개했다. 연상호 감독은 혼다 이시로 감독의 1960년 특촬영화 ‘가스인간 제1호’를 일본 시리즈 ‘휴먼 베이퍼’로 재해석했다.
영화의 드라마화는 ‘친구, 우리들의 전설’, ‘7급 공무원’, ‘뷰티 인사이드’, ‘왕이 된 남자’ 등으로 이어졌지만 2020년대 들어 웹 기반 원작물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한동안 드물어졌다. 최근 영화 투자 위축과 글로벌 스트리밍의 영향으로 영화 인력이 시리즈 제작으로 이동했고, CJ ENM 같은 장르 스튜디오 보유 기업과 영화 판권 제작사는 기존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다만 신인 작가들이 창작 대본 대신 각색에 집중하면 독창적인 작품을 내놓을 기회와 초기 경력의 창의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