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기억을 비우는 저전력 AI 소자 구현
핵심 요약
최근 정보는 기억하고 오래된 정보는 스스로 지우는 반강유전체 기반 AI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 손 글씨 숫자 인식에서 입력량을 75% 줄이고도 90.4%의 인식률을 기록했다. 연속 시계열 데이터 예측과 현장형 엣지 AI 시스템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최근 입력은 기억하면서 시간이 지난 정보는 자연스럽게 지우는 인공지능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민혁 교수 연구팀과 성균관대 윤정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이 소자는 반강유전체의 상태 복원 특성을 단기 기억과 망각 기능으로 활용한다.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미래값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전압이 가해지면 상태가 변하고 전압을 없애면 본래 상태로 돌아가는 반강유전체의 성질에 주목했다. 산화지르코늄과 비정질 인듐·갈륨·아연 산화물(a-IGZO)을 결합해 2단자 구조를 만들었으며, 재료 조성을 조절해 미세한 상태 변화도 뚜렷한 전류 차이로 판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압 제거 뒤 일어나는 복원을 정보의 망각 과정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존 인공지능 하드웨어는 메모리와 연산 장치 사이에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옮겨야 해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에 제약이 있었다. 과거 정보를 없애기 위한 별도의 초기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연속 데이터 처리의 부담이었다. 새 소자는 이전 정보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특성을 연산에 직접 이용해 음성·생체신호·환경센서처럼 시간에 따라 계속 유입되는 데이터를 초기화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성능 검증에서는 손 글씨 숫자 인식에 쓰이는 입력 데이터를 75% 줄인 상태에서도 90.4%의 인식률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한때 소자의 한계로 여겨진 자연스러운 망각을 시계열 연산 기능으로 바꾼 이번 기술이 주가 변동을 비롯한 복잡한 데이터의 미래값을 예측하는 저전력 인공지능 하드웨어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에는 음성·생체·환경 신호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엣지 AI 시스템으로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