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미얀마 노동자, 월 355시간 일했다
핵심 요약
아웅민우씨의 3월 근무시간은 355.2시간으로 추산됐다. 계약상 주말 휴일은 지켜지지 않았고 외국인과 한국인 노동자의 공수당 임금에도 격차가 있었다. 사고 뒤 원청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마련에 합의했다.
평택~오송 고속철도 공사장에서 숨진 미얀마 국적 노동자 아웅민우(37)씨가 한 달에 최대 355.2시간을 근무한 사실이 급여명세서를 통해 확인됐다. 아웅민우씨는 2024년 12월 31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으며, 사망 약 석 달 전인 3월에도 하루 평균 11.45시간에 해당하는 52.1공수를 기록했다.
3월 근무기록에는 10일과 23일이 0공수로 표시됐지만, 두 날 모두 전날부터 16~20시간가량 이어진 철야근무 뒤였다. 사실상 이달에도 온전히 쉰 날이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2월 작성된 표준근로계약서에는 토·일요일을 휴일로 정했으나 실제 근무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아웅민우씨는 24시간 2교대로 일했고, 1공수는 통상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아웅민우씨는 2024년 11월부터 하청업체 LT삼보 소속으로 일하다 지난달 1일 충남 아산시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다. 사고 당시 혼자 벨트를 점검하고 있었고 비상정지장치는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사업은 기존 평택~오송 고속철도 지하 46.4㎞ 구간에 상·하행 복선을 추가하는 공사로,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았다.
사망 전 달인 6월 노임지급명세서에는 단순직 외국인 노동자의 1공수당 임금이 10만3200원, 한국인 노동자는 12만~25만원으로 적혀 있었다. 노동계와 윤종오 의원은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의 취약한 지위가 장시간·저임금 노동으로 이어졌다며 공공발주 현장의 노동시간과 임금, 안전교육, 위험업무 배치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협력업체 노동조건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법령 준수를 계도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유족에게 사과하고 이주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언어 장벽을 고려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