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집착 확산…도구보다 생활 리듬이 먼저
핵심 요약
Z세대를 중심으로 숙면 도구와 생활 습관을 활용하는 슬립맥싱이 확산하고 있다. 폭염과 만성 피로 속에 국내 숙면 상품 거래와 수면 장애 진료가 함께 늘었다. 입 테이핑 등 검증되지 않은 방법보다 일정한 생활 리듬과 적절한 수면 환경이 중요하다.
더 빨리 잠들고 깊이 자려는 ‘슬립맥싱’이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면과 극대화를 합친 말로, 마그네슘·멜라토닌 같은 보조제부터 귀마개, 수면 추적 기기, 냉감 침구, 코 확장기, 수면 ASMR까지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오전에만 커피를 마시거나 침실을 어둡게 바꾸는 습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폭염과 열대야가 숙면 관련 소비를 밀어 올렸다. 지난 2일 경남 양산의 기온은 관측 122년 만에 가장 높은 42.5도까지 올랐고, 4일에는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7월 온라인 플랫폼 지그재그의 ‘숙면’ 관련 상품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6% 증가했으며, 마그네슘과 수면안대 거래액도 각각 81%, 83% 늘었다.
수면에 대한 높은 관심의 배경에는 만성 피로와 번아웃이 자리한다. 2024년 만 19~34세 청년 가운데 번아웃을 경험한 비율은 32.2%였다. 수면 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도 2020년 약 104만 명에서 2025년 약 130만 명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성인의 약 절반이 수면 부족을 겪고, 약 70%는 깊이 자지 못했으며 5명 중 1명은 쉽게 잠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행하는 방법이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입 테이핑은 코골이와 불안, 질식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수면무호흡증·비염·불안 장애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여름철 실내 온도를 24~26도로 유지하고 소음과 빛을 줄이도록 권했다.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고 하루 30분가량 운동하는 한편, 늦은 운동과 카페인·흡연·장시간 영상 시청·음주는 피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이 계속 오지 않을 때는 침대에서 나왔다가 졸음이 생기면 다시 눕는 방법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