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황 비껴간 방산 중소기업
핵심 요약
방산 대기업 6곳의 순이익이 4.4배 늘어난 사이 중소·중견 상장사 54곳의 순이익은 28% 감소했다. 대형 사업 중심의 발주 구조와 제한적인 신기술 사업이 중소기업의 진입과 연구개발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현지 생산 확대 속에서 중소기업의 직접 성장과 수출을 뒷받침할 제도 및 실험적 군 사업이 요구된다.
해외 수주 확대와 수출 실적 개선으로 국내 방위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과는 대기업에 집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방산 대기업 6곳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2021년 8528억원에서 지난해 3조7536억원으로 4.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상장 중소·중견 방산기업 54곳의 순이익은 5321억원에서 3840억원으로 28% 줄어 대조를 보였다.
중소·중견 기업 내부에서도 수익 편중이 뚜렷했다. SNT모티브를 비롯한 선두권 기업 3곳의 순이익은 2328억원으로, 조사 대상 54곳 전체 순이익의 43.2%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해외 판매가 늘었어도 협력사가 맡은 하도급 물량의 대금 지급이 미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 수출 확대의 효과가 공급망 전반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군이 발주하는 무기체계 사업 상당수는 대규모 투자와 많은 인력을 요구해 규모가 작은 기업이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대드론 재머처럼 실험적인 방산 신기술을 적용하는 발주도 드물어 스타트업과 중소·중견 기업의 진입 기회가 제한된다. 수익 격차로 미래 연구개발에 투입할 여력까지 부족해지면서 이들 기업은 대기업 사업에 보조적으로 참여하는 데 머물고, 수익성도 개선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완제품 수입보다 현지 생산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국내 중소·중견 기업에 부담이다. 대기업이 해외 사업을 따내기 위해 현지 업체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 협력사가 얻을 수 있는 수출 효과가 더 약해지고 있다. 중소·중견 기업이 자체적으로 성장해 투자를 유치하고 직접 수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주도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실험적인 군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