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차질 막으려 유조선 확보 나선 산유국
핵심 요약
중동 주요 항로의 운항 불안으로 산유국들이 수출용 선박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아드녹L&S는 원유·가스 운반선을 매입하고 신규 발주와 용선을 동시에 확대했다. 국내 조선사는 고부가가치선 수주를, 해운사는 장기 용선·운항 계약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운항 불안이 커지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가스 수출에 필요한 선박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생산에 주력하고 거래 상대방이나 해운사에 운송을 맡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출 차질이 생산 일정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조선을 전략 자산으로 편입하는 움직임이다.
아랍에미리트 국영 에너지 기업 아드녹의 물류 자회사 아드녹L&S는 키프로스 유조선사 프론트라인에서 초대형 원유 운반선 5척을 약 5억9000만달러, 한화 약 8500억원에 매입했다. 초대형 가스 운반선 3척도 인수했으며 원유선과 LNG·LPG 운반선 25~30척을 여러 조선소에 주문했다. 아드녹은 아부다비의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 장금상선에서도 원유 운반선 약 25척을 빌렸다.
장금상선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 안쪽 생산 시설과 UAE 푸자이라·오만 저장 시설 사이를 일정하게 오가는 셔틀선으로 투입된다. 과거에는 정유사나 원자재 거래 업체가 산유국 항구에서 원유를 가져가거나, 산유국이 필요할 때마다 해운사 선박을 빌리는 방식이 비용 면에서 유리했다. 그러나 위험 해역에 진입하려는 선박이 감소해 선적 일정이 밀리면서 수출 터미널과 저장 탱크에 재고가 쌓였고, 생산량 조정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산유국의 선박 확보 확대는 국내 조선·해운업계의 수주와 장기 용선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건조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보다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 아드녹L&S는 2024년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 LNG선 4척씩 총 8척을 발주했으며, 각 회사에 1척을 추가 주문할 수 있는 선택권도 뒀다. 국내 해운사들은 산유국에 선박을 10~20년간 빌려주고 운항까지 담당하는 장기 계약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