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시설 피해 국가 보상체계 마련 요구
핵심 요약
집단수용시설 피해생존자들이 개별 소송 없이 국가 보상과 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남인순·김예지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법안에는 보상·심의위원회와 의료·심리 지원, 피해회복지원센터 등의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들은 고령과 질병, 지역별 조례의 한계, 재판을 통한 입증의 어려움을 해결할 국가 차원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단수용시설 피해생존자와 국회의원, 연구자, 활동가들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개별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보상과 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행사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형제복지원·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 단체, 지원·회복 모임 메아리(준)가 공동 주최했다.
피해자들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국가 인권침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을 받고도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배상을 받으려면 별도의 손해배상소송을 거쳐야 한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활동한 2기 위원회에 이어 지난 2월 3기 위원회가 가동됐지만,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 고령과 질병으로 숨지는 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와 부산 등 일부 지역의 지원 조례는 다른 지역 거주자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도 제기됐다.
남인순·김예지 의원은 지난 3월 각각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두 법안은 피해자의 권리를 명시하고 국무총리 산하 보상·심의위원회를 통한 신속하고 적절한 보상, 공공신탁 도입을 위한 재산관리 지원을 담았다. 보상금과 생활지원금뿐 아니라 의료·심리 지원, 피해회복지원센터 운영, 사회적 치유와 재발 방지 대책에 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도 공통으로 규정했다.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유가족실종자모임 대표는 정신병원에 있는 피해자들이 재판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국가의 사과와 적극적인 피해 인정이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누나 한신예씨는 동생과 함께 1984년부터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뒤 정신질환이 악화해 여러 정신병원을 거쳤고, 2021년 동생의 도움으로 퇴원했다. 장창열 시립아동보호소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도 진실규명 뒤 다시 소송해야 하는 부담을 호소하며 소송 없는 구제 제도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