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 기억의 날 앞두고 평화·책임 촉구
핵심 요약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제1765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기림일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사죄·배상과 전쟁·혐오 없는 평화가 촉구됐다. 차단 시설 철거와 허위사실 유포 처벌 관련 법 개정이 변화의 계기로 언급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765차 수요시위가 13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제14차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앞두고 전쟁과 여성 대상 폭력이 없는 사회,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소녀상 주변에는 여성들이 더는 피해자가 되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는 문구와 피해자의 명예·인권 회복을 촉구하는 손팻말이 놓였다.
이번 시위는 10개국 222개 단체와 함께 진행됐다. 2020년 극우 단체의 훼손 우려로 소녀상 주변에 설치됐던 차단 시설이 지난 5월 철거되면서 참가자들은 소녀상 가까이에서 집회를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 점도 시민사회에는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생존자 박필근·이용수 할머니는 영상으로 집회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8월 14일은 아시아연대회의가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한 날이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제 아래에서 겪은 피해를 공개 증언하며 오랜 침묵을 깬 날이기도 하다. 그의 증언을 계기로 피해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운동은 전쟁,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국제적 연대로 넓어졌다. 소녀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생활을 강요받은 한국과 여러 나라 여성들을 상징한다.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가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해 힘쓰고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자 출신으로 최근 법무부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살레 엘란티시는 억압받는 이들의 침묵이 아니라 존엄·자유·권리에 바탕을 둔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는 진실 없이는 성립할 수 없으며 피해자들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혐오와 전쟁범죄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