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정보 흘리고 증거 삭제 지시…경찰 2명 기소
핵심 요약
장윤기 사건의 수사기밀을 피의자 아버지에게 누설한 경찰관 2명이 기소됐다. 박 경감은 핵심 증거 인멸을 돕고 압수수색 영상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친족 특례로 기소되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는 계속된다.

‘장윤기 사건’을 수사하면서 피의자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에게 수사 정보를 흘리고 증거 인멸과 은닉을 도운 혐의로 경찰관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방검찰청은 3일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모(57) 경감을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방조·증거은닉방조·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팀원 김모(41) 경사를 일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경감과 김 경사는 지난 5월 장윤기의 아버지 장모 경감에게 장윤기의 주거지 주소와 비밀번호, 차량 보관 장소를 알려주고 차량 열쇠까지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 정보와 열쇠를 이용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인 성인 전신 인형 리얼돌과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가 인멸·은닉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경감은 5월 8일 장 경감이 휴대전화 투기 장소가 첨단대교 아래인지를 묻자 장윤기가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는 수사 내용도 확인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박 경감은 장윤기의 차량을 긴급 압수수색할 당시 케이블타이를 발견해 집어 들고도 압수하지 않은 채 다시 놓아둔 장면이 영상에 담긴 사실을 알고, 부하 경찰관에게 해당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이 부분을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관련 대법원 판례를 적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바꿔 기소했다. 김 경사는 5월 6일 구속영장 신청 일정과 자백 여부를, 8일에는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 내용을 장 경감에게 누설한 혐의다. 13일에는 여성청소년수사팀의 공기계 추가 압수수색 계획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경감이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인멸하거나 숨긴 행위 자체는 인정됐지만, 형법 제155조 제4항의 친족 특례가 적용돼 증거인멸·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별도로 박 경감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송치한 상태다. 검찰은 경찰이 함께 넘긴 박 경감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공범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