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록 외부 공개에 형사처벌…피해자 제보 위축 우려
핵심 요약
개정 형사소송법이 수사기록의 외부 제공을 징역이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의 언론 제보와 불송치 수사에 대한 외부 검증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열람·복사 제한에 별도 이의절차가 없고 이용 조건의 기준도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는 10월 시행될 개정 형사소송법이 고소인 등에게 불송치 사건의 수사기록을 열람·복사할 길을 열면서도, 기록을 외부에 제공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준비하며 확보한 기록을 언론에 제시할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문제 제기와 수사기관 견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설된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12는 고소·고발인 등이 사법경찰관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하기 위해 경찰이나 검사에게 수사 관계 기록의 열람·등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기관은 필요성을 인정하면 복사를 허가해야 하지만,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별도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이를 어기고 다른 사람에게 기록을 건네거나 보여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제한 대상에는 가해자의 진술뿐 아니라 수사기관이 확보하거나 제시한 물증과 정황증거도 포함될 수 있다. 여성 대상 폭력 사건 피해자를 대리해 온 이은의 변호사는 처벌 가능성이 피해자와 조력자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해자의 거짓 진술이나 논리적 모순을 기록에서 확인하더라도 언론에 알리는 과정에서 형사책임을 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도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기자에게 직접 제시하기 어려워지면 언론 보도의 계기와 수사의 돌파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이 열람 허용 여부와 이용 조건을 판단하는 데 비해 거부·제한 처분에 별도의 이의절차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3개월인 이의신청 기간 안에 결론을 받기 어려워 경찰의 판단이 사실상 최종 처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