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폐지 앞두고 검경 합수본 재설계
핵심 요약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는 10월 2일을 앞두고 법무부가 검경 합수본 운영 체계 재설계에 나섰다. 검사 참여의 법적 근거와 증거능력 문제가 불분명해 현행 파견 방식은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경찰 종결 사건의 점검 공백을 줄이고 검찰의 수사 역량을 이전할 세부 기준이 후속 과제로 제시됐다.
오는 10월 2일 검사의 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법무부가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운영 체계를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에서 합수본의 법적 근거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재 9개 합수본에 파견된 검사들의 역할도 불분명해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법무부는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 수사에 관여할 경우 참여 범위와 수집 증거의 증거능력을 둘러싼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은 공소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수사준칙이나 관련 시행령에 검사 참여의 한계와 지원 근거를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검사의 직접 개입은 위법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영장 검토와 송치 후 기소만으로는 현행 파견 체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사건 인지에 따른 직접수사권과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를 삭제했다. 수사 책임은 사법경찰관에게 일원화되고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게 된다. 입법 과정에서 합동대응기구를 두거나 검찰이 합동수사를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최종 법률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박규형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기관 간 협력 방식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종결한 사건을 검찰이 기록만으로 점검하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법무부는 고소인이나 피해자가 없는 인지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끝나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가능성을 문제로 들었다. 사실관계 확인 제도가 마련됐지만 그 자료를 근거로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일선 수사는 경찰이 맡되 공소청이 법률 판단과 자문을 지원하고, 검찰이 축적한 범죄수사 역량을 경찰에 이전할 수 있도록 세부 운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