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커진 경찰, 독립 통제체계 구축 과제로
핵심 요약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로 경찰이 사건 수사의 시작과 종결을 맡게 됐다. 보완수사 폐지와 견제 장치 약화로 수사 오류와 권한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해자 중심 수사와 인사 독립, 전문화, 외부 감시기구 마련이 경찰 개혁 과제로 제시된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면서 경찰이 사건 수사의 시작과 종결을 맡게 됐다. 경찰권이 확대·강화된 만큼 수사의 오류와 권한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보완수사 폐지는 경찰 수사의 과오나 오판을 다시 걸러내던 검찰의 심사 기능이 사라지는 것을 뜻해 무고한 피해자나 피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경찰의 사건 해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사이버범죄 분야의 수사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찰관의 비리와 일탈에서 비롯된 부실수사, 수사권 남용에 따른 사건 은폐와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한 국민적 불안은 남아 있다. 돈이나 권력의 유무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신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견제 장치가 없는 수사 독점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수사 체계의 전환에 맞춰 경찰의 관점도 피해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과제가 제시된다. 국가권력에 맞서는 피의자 보호가 절실했던 과거와 달리 범죄자의 권리가 크게 강화됐고, 정치범죄나 권력형 범죄에서는 피의자가 형사사법기관에 버금가는 힘을 갖는 경우도 있다. 반면 피해자는 여전히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존재로 남아 있어 7대 민생범죄는 물론 권력형 범죄에도 보완수사를 허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려면 투명성과 함께 경찰의 정치적 중립·독립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사권을 정치권에서 분리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현재 11단계인 계급을 미국처럼 5~6단계로 줄여 승진을 둘러싼 부담을 낮추는 인사제도 개편도 검토 대상이다. 경험과 과학기술을 활용한 수사 전문화로 완결성을 높이는 한편, 경찰위원회 같은 내부통제를 넘어 경찰과 완전히 독립된 제3의 감시·감독 기구를 두는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