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재편에 대형 로펌 경찰 실무자 영입 가속
핵심 요약
5대 로펌이 올해 영입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18명으로 지난해의 두 배다. 고위 간부보다 일선 경찰서 수사 실무자와 서울 강남권 근무 경력자의 영입이 두드러졌다. 경찰 수사권 강화와 함께 전직 경찰의 인적 네트워크를 둘러싼 이해 상충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 등 국내 5대 로펌이 올해 영입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18명으로, 지난해 9명의 두 배에 달했다. 11일 각 로펌 홈페이지에 공개된 형사 분야 변호사 516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경찰 경력자는 모두 114명이었다. 로펌별로는 김앤장 40명, 광장 26명, 태평양과 세종 각각 20명, 율촌 8명으로 집계됐다. 공개되지 않은 변호사와 경찰 출신 고문·전문위원까지 합치면 실제 인원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
영입 확대는 경찰 수사권이 커지는 흐름과 맞물렸다. 5대 로펌에 합류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2017~2018년 6명에서 2019~2020년 16명,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21~2022년 26명으로 증가했다. 2023~2024년에는 21명으로 줄었지만 검사 수사권 폐지 논의가 본격화한 2025년 이후 현재까지 다시 27명으로 늘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게 되면서 현장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거세진 모습이다.
최근 영입의 중심은 고위 간부에서 일선 수사 실무자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채용된 18명 중 11명인 61%가 경찰서에서 근무하다 곧바로 5대 로펌으로 옮겼다. 2021년에는 10명 중 4명으로 40%였다.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로펌으로 이직한 경찰 144명 가운데 경감은 71명(49.3%), 경위는 26명(18.1%), 경정과 총경은 각각 20명(13.9%)이었다. 올해 경찰서에서 5대 로펌으로 이동한 11명 중 6명은 강남서 1명, 서초서 3명, 송파서 2명 등 서울 강남권 근무 경력을 지녔다.
강남권 경찰서는 기업·금융 범죄와 투자 사기, 의료·마약, 연예인 사건 등을 다룰 기회가 많아 관련 경력의 수요가 높다.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 송치 과정에 참여한 실무 경험도 의뢰인이 변호사를 선택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남경찰서는 최근 직원들에게 로펌 관계자와 사적으로 접촉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이 경찰서에서 박나래씨 탈세 의혹 등을 맡았던 형사과장이 이후 박씨를 변호한 로펌으로 옮겨 논란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경찰 재직 중 관여한 사건을 퇴직 뒤 변호할 가능성과 인적 네트워크 활용에 따른 이해 상충은 경찰 출신 영입 확대가 남긴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