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없는 검사, 합수본 9곳 존속 기로
핵심 요약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현재 가동 중인 검경 합수본 9곳이 해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도 새 합동수사 체계의 구성과 현행 합수본의 법적 근거를 놓고 판단이 엇갈렸다. 검사의 수사 참여는 증거능력과 공소 유지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법률 자문 방식도 채택이 어렵다.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오는 10월 시행되면 현재 운영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 9곳은 시행 후 90일 안에 해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들 합수본은 증권·마약·보이스피싱 등 주요 민생 범죄를 수사하고 있지만, 수사 권한이 사라진 검사가 계속 참여할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검사 수사권 폐지 이후 합수본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공소청·중수청·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예상했지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운영 근거가 사실상 없을 정도로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두 부처가 합동수사의 향후 형태를 두고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놓은 셈이다.
국회에서도 개정안 시행 이후 합수본 유지가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경 합동수사의 근거가 사라지는 문제를 짚었고, 정 장관은 시행 전에 합수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범여권의 초기 형사소송법 초안에는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검찰총장이 합동대응본부를 설치하는 방안도 포함됐으나,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되살릴 수 있다는 논란 끝에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개정된 법체계에서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합수본 수사에 관여하면 위법 수사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피고인 측이 해당 수사로 확보한 증거의 능력을 문제 삼거나 공소 기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사를 법률 자문 역할로 제한해 참여시키는 대안 역시 검사 파견 금지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부딪혀 채택이 쉽지 않다. 새로운 합동수사 체계가 거론되고 있지만, 현행 합수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