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개편에 성폭력·스토킹 피해 공백 우려
핵심 요약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수사했던 김세희 변호사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했다. 친족 성폭력은 가족의 압박으로 진술이 바뀔 수 있어 검사의 추가 확인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토킹과 장애인 피해 사건처럼 많은 시간과 세밀한 증거 수집이 필요한 사건의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지난 1일 검찰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의원의 소셜미디어에 강한 항의 댓글을 남겼다. 경찰이 중상해 혐의로 송치한 이 사건은 검찰 보완수사를 거쳐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김세희 변호사는 수사권 개편으로 피해자가 직접 사건을 챙겨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검사는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도 당사자를 조사하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2010년 임관한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2025년 4월까지 성폭력 전담 검사로 일하며 15년 동안 1만9500건을 담당했다. 그는 친족 성폭력을 가정의 도움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사건으로 꼽았다. 가족의 압박으로 검찰 송치 뒤 피해 진술이 달라지면 일관성이 흔들리고 피의자가 무죄를 받을 수 있지만, 개편 이후 공소청 검사는 변경된 진술서가 제출돼도 피해자를 불러 전말을 확인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신간 ‘지키기 위해 지지 않기 위해’에 다섯 평 검사실에서 실무관·계장과 서류를 처리하는 형사부 검사의 일상과 피해자들의 사연을 담았다. 보완수사 요구에는 별도 기한이 없어 경찰 업무가 밀리면 사건이 장기화하고 증거 확보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근무 때 한 경찰관은 업무가 너무 많다며 보완수사는 하겠지만 구속영장 신청 요청만은 제외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잠정조치를 신청하려고 1000건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범죄 일람표로 정리해야 할 때도 있다. 김 변호사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장애인 피해 사건과 스토킹 사건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동학대·성범죄 등 7대 범죄를 모두 송치하더라도 서류만으로는 부족한 진술을 보완하기 어렵다고 봤다. 경찰은 초동수사와 현장 정보 수집에, 검찰은 증거능력 검토와 공소 유지에 강점이 있는 만큼 양쪽의 과부하를 줄이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