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전권 맡는 경찰, 신뢰와 견제 시험대
핵심 요약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오는 10월 시행된다. 수사를 전담할 경찰에는 약 13만명 규모의 조직에 걸맞은 견제와 보완 장치가 요구된다. 새 제도의 안착은 수사 역량과 피해자 보호, 국민 신뢰 확보에 달려 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권을 확보한 경찰은 새 체계에서 수사를 전담한다.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8년간 이어진 검찰 수사권은 사라지고, 검찰청을 대신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는 2022년 6대 범죄로 축소된 데 이어 이번 개정으로 폐지 단계에 들어섰다. 경찰이 수사 전권을 갖는 구조에서는 권한 집중과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부실하거나 잘못된 수사가 진행됐을 때 이를 바로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약 13만명에 이르는 경찰 조직의 규모를 고려하면 견제와 보완 절차가 실제로 작동할 환경을 갖추는 일이 제도 시행 전 과제로 꼽힌다.
경찰 권한 확대의 역사적 장면은 상하이 임시정부 시기에도 있었다. 1919년 임시정부 조직으로 현재 경찰에 해당하는 경무국이 설치됐고, 내무부 총장이던 안창호는 김구를 초대 경무국장에 임명했다. 당시 경무국은 요인 경호와 청사 방호, 치안뿐 아니라 일제 밀정과 변절자 색출 및 처단 등 항일투쟁까지 맡았다. 정식 재판 없이 처단한 사례도 있었지만, 삼권분립과 국회·사법부가 없던 당시 조직을 오늘날 국가기관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새 형사사법 체계의 안착은 경찰이 신속하고 충실한 수사를 수행하면서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국민 신뢰를 높이는 한편 경찰 조직의 비대화를 막을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2024년 비상계엄 과정에서 확인된 민주적 견제와 자정 기능에 대한 기대가 있더라도,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책임은 줄어들지 않는다. ‘제복 입은 시민’인 경찰에는 커진 권한만큼 더 무거운 책임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