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절대평가 공론화, 변별력 약화가 남긴 과제
핵심 요약
국가교육위원회가 입시 경쟁 완화를 목표로 수능 절대평가 전환 공론화를 추진한다. 2008학년도 대입과 2018년 영어 절대평가 경험에서는 논술 확대와 국어 난도 상승이 나타났다. 평가 방식 개편과 함께 대학 선발 수단 및 노동시장 구조가 입시 부담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대국민 공론화 대상으로 제시했다. 극심한 입시 경쟁과 학생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면 대학이 논술 등 별도 평가를 확대해 수험생의 준비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과거 대입 제도의 운영 경험을 통해 제기된다.
2008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 성적표에서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빠지고 등급만 제공됐다. 상대평가 체제였지만 성적 정보가 줄면서 수리 가형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학들은 수험생을 구분할 수단으로 수학·과학 문제를 포함한 고난도 논술을 늘렸고, 서울대 논술은 본고사를 되살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학생들은 수능과 내신, 논술을 함께 준비해야 했다.
이후 수능 점수 공개가 결정되자 대학들은 논술을 폐지하거나 비중을 줄였다. 정시 선발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확보되면서 별도 논술을 치를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2018년 영어 영역의 절대평가 전환 뒤에는 국어가 새로운 변별 수단으로 부상했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환 이후 8년 동안 평균 144.1점으로, 직전 8년 평균보다 8.7점 높아졌다. 이 기간 영어와 국어 사교육은 모두 증가했다.
입시 경쟁의 배경에는 명문대 진학과 대기업 정규직 취업을 고용 보장과 고임금으로 연결하는 노동시장 구조가 놓여 있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수능 평가 방식만 바꾸면 상위권 대학을 향한 경쟁 자체는 줄지 않고, 대학이 다른 선발 시험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절대평가 공론화 과정에서는 경쟁 완화라는 목표뿐 아니라 대체 평가의 확대와 과목별 난도 변화, 수험생의 중복 준비 부담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