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다른 한일 협력…군사는 전진, 역사는 정체
핵심 요약
한일 정상은 1년간 7차례 만나 셔틀외교를 정착시켰다. 군사·안보 협력은 확대됐지만 과거사 현안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해 역사 문제를 포함한 제도적 협의 구조가 요구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출범 이후 일본 총리와 7차례 회담하며 정상 간 셔틀외교를 정착시켰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도 이를 주요 외교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군사·안보 협력이 빠르게 확대된 것과 달리 과거사 현안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아, 정상회담의 횟수만으로 양국 관계 전반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양국은 조세이 해저탄광에서 인양된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DNA 감정에 합의했지만, 일본 측의 더딘 움직임으로 조선인 유골 136구 전체의 발굴 시점은 불투명하다. 반면 한·미·일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한반도 근해에서 실시됐고, 제주 동남방 해상에서는 한·일 수색구조훈련이 9년 만에 재개됐다. 서울에서는 11년 만에 한·일 국방장관 회담도 열렸다.
일본은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협정에 선을 그었지만, 지난달 하순 도쿄에서 열린 한·일 포럼에서는 일본 측 참가자 다수가 조속한 체결을 요구했다. 대만 유사 사태를 둘러싼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헌법 개정, 비핵 3원칙 수정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중국을 대하는 한일 양국의 전략적 목표가 동일한지 면밀히 따져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지난 5월 안동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에너지 안보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경제 관계의 신뢰도 아직 충분히 복원됐다고 보기 어렵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와 2024년 라인야후 사태가 정경분리 관행을 흔든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일 포럼은 대화와 교류, 현안 협의체를 통한 협력의 제도화를 건의했다. 군사·경제 협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려면 역사 문제를 포함한 상설 협의 구조로 신뢰를 축적하는 과정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