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점프 발행 100만부선 붕괴, 디지털 전환 가속
핵심 요약
주간 소년 점프의 올해 2분기 호당 평균 발행부수가 98만5천부로 내려갔다. 1995년 653만부로 정점을 찍은 뒤 장기 감소가 이어져 일본의 100만부 종이 잡지가 사라졌다. 일본 만화 시장은 전자만화와 영상화·상품화·해외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일본 만화 산업을 대표해 온 슈에이샤의 ‘주간 소년 점프’가 공식 집계 이후 처음으로 호당 평균 발행부수 100만부 선 아래로 내려갔다. 올해 4∼6월 평균 발행부수는 98만5천부로 집계됐다. 2010년 약 290만부였던 발행 규모는 2017년 1분기 191만부대로 줄었고, 3년 뒤 150만부대에 진입한 뒤 해마다 약 10만부씩 감소했다. 이로써 일본에서는 공식 통계상 발행부수 100만부를 넘는 종이 잡지가 한 종도 남지 않게 됐다.
1968년 10만5천부로 창간된 소년점프는 4년 만에 ‘주간 소년 매거진’을 제치고 소년만화 잡지 발행부수 1위에 올랐다. 1972년 자매지 ‘주간 마가렛’에서 시작한 ‘베르사유의 장미’의 흥행과 함께 성장했고, 1970년대 ‘근육맨’과 ‘캡틴 쓰바사’, 1980∼90년대 ‘닥터 슬럼프’, ‘드래곤볼’, ‘북두의 권’, ‘슬램덩크’가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5년 신년 합병호는 653만부를 발행해 일본 만화잡지 최고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전성기 이후에도 ‘원피스’를 비롯해 최근 10년 사이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괴수 8호’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드래곤볼’은 1995년 누적 1억부를 넘어섰고, ‘원피스’도 2022년 누적 발행 5억부를 돌파했다. 과거 대표작들은 해적판 형태로 한국에 유통되며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독자층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개별 작품과 지식재산의 흥행은 종이 잡지의 장기적인 발행 감소를 되돌리지 못했다.
종이 잡지의 위축이 일본 만화 시장 전체의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일본 만화 시장은 6925억엔, 약 6조2400억원 규모로 전체 출판 시장의 4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전자만화 시장은 5273억엔, 약 4조7500억원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잡지와 단행본 중심이던 출판사 수익 구조도 웹툰형 원작, 애니메이션 영상화, 캐릭터 상품, 해외 라이선스로 넓어지고 있다. 창사 100년을 맞은 슈에이샤에 소년점프의 100만부선 붕괴는 종이에서 디지털과 지식재산 사업으로 이동한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수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