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종류·활동 시점 함께 잡는 BCI 칩 나왔다
핵심 요약
KIST 연구진이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동시에 측정하는 BCI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전극 416개와 광감지 화소 832개를 집적하고 제작 비용을 기존 연구용 공정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동물실험에서 뇌파와 세포 반응을 함께 확인했으며 뇌질환 연구와 전자약, 뇌-AI 인터페이스 적용을 검토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이창혁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동시에 측정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5일 공개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6월호에 실렸다. 전기적 활동이 일어난 시점뿐 아니라 반응한 세포의 종류와 위치까지 한 장치로 분석하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전기 신호 측정용 전극과 세포별 반응을 포착하는 광센서를 단일 반도체 칩에 집적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실리콘 침 13개에는 전극 416개와 광감지 화소 832개가 배치됐다. 범용 상보형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공정에 3차원 프린팅 기반 후공정을 결합해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제작 비용을 기존 연구용 공정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국내 파운드리와 팹리스 기반의 후속 개발 가능성도 열었다.
기존 BCI는 신경 신호가 발생한 때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신호를 만든 세포의 종류까지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파킨슨병과 치매, 뇌전증처럼 정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뇌질환을 연구하려면 세포가 활동한 시점과 종류를 함께 식별해야 한다. 연구진이 살아 있는 쥐의 뇌 세 부위에 칩을 이식한 실험에서는 마취 깊이에 따른 뇌파 변화와 시각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세포 활동이 동시에 측정됐다.
이식 일주일 뒤에도 뚜렷한 염증이나 운동 기능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특정 신경세포의 위치와 활동 시점을 구분해야 하는 뇌질환 연구에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으로 특정 세포를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전자약과 뇌-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광반도체 BCI라는 새로운 기술 방향을 제시하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역량을 BCI 분야와 연결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