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행정기능 확대, ‘수도 이전’ 논의로 번지나
핵심 요약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을 계기로 수도 이전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2004년 헌재 결정 이후 세종으로 행정부처가 이전했지만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는 서울에 남아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을 함께 다루려면 특별법과 개헌을 포함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세종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려는 구상이지만, 제2집무실 설치만으로 수도권 과밀과 자산 집중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 기능 일부를 옮기는 수준을 넘어 수도의 지위와 국토 구조를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수도 이전 논의에는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이 놓여 있다. 헌재는 서울의 수도 지위를 관습헌법으로 판단해 신행정수도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세종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조성돼 국무총리실과 여러 부처가 이전했지만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는 서울에 남았다. 약 20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계획도 헌법상 제약을 고려한 제2집무실과 세종의사당 건립에 머문다.
서울의 수도 지위가 역사 내내 고정됐던 것은 아니다. 고구려는 졸본·국내성·평양으로 중심지를 옮겼고, 백제도 한성에서 웅진과 사비로 천도했다. 신라와 고려의 수도는 각각 경주와 개경이었다. 서울은 조선 건국 뒤 도읍이 됐으나 분단 이후 휴전선에서 수십㎞ 떨어진 위치가 됐다. 남한 영토를 기준으로도 북쪽에 치우쳐 있어 조선시대의 입지 조건을 현재까지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오히려 인구와 자본의 집중을 강화한다는 비판도 수도 이전론의 배경이다. 지방에서는 빈집과 미분양이 발생하는 반면 수도권에는 수요가 계속 유입되고,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급 확대도 수도권 내부에 주거지와 일자리, 기반시설을 더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세종에서는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해 연내 입법 활동을 예고했다. 향후 논의는 특별법뿐 아니라 2004년 헌재 결정의 제약을 넘기 위한 개헌 공론화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