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여파에 강남 매물 늘고 임대차도 흔들
핵심 요약
세제개편안 발표 뒤 서울 강남권에서 매도와 실입주를 검토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3일부터 9일까지 3.4% 증가했지만 매수 문의는 급감했다. 전세 회수와 월세 인상 움직임이 강남·북으로 번지며 임대차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뒤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에서 매도와 실입주를 저울질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서초구와 강남구 중개업소에는 세금 증가 폭과 매도 가능 가격을 묻는 전화가 하루 수십 통씩 이어졌지만,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탓에 매수 문의는 사실상 끊겼다. 장기간 한 채를 보유하며 거주한 집주인과 비거주 고령 1주택자도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3일 6만409건에서 9일 6만2천516건으로 2천107건, 3.4% 늘었다. 서초구는 7천630건에서 8천98건으로 6.1%, 강남구는 9천453건에서 9천934건으로 5.0% 증가했다. 영등포구 4.7%, 용산구 4.5%, 광진구 4.2%가 뒤를 이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정비사업 단지에는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물건도 나왔으나 거래 상대를 찾기 어려워 희망 가격만 등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시장 동요의 배경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증가 전망과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10억원 축소가 있다. 20~30년 전 소형 아파트를 사 재건축 때까지 한 채를 유지한 실거주자도 세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뒤 오르던 실거래가격은 급매 출현으로 다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양도세가 한시 완화되더라도 강한 대출 규제와 많게는 억대에 이르는 보유세가 매수 진입을 막고 있다.
비거주 집주인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입주로 방향을 바꾸면서 임대차 시장도 압박받고 있다. 2천91가구 규모 래미안 트리니원에서는 전세 계획을 철회하고 잔금을 마련해 입주하려는 집주인이 생겼다. 원베일리 전용 84㎡ 전세 호가는 24억~25억원으로 올랐고, 트리니원 전용 60㎡는 10억원 초반 물건이 소진된 뒤 13억~16억원에 형성됐다. 잠실에서는 반전세의 월세 전환과 월세 인상 요구가 이어졌으며, 옥수동과 상계동에서도 갱신 거절과 실입주·매도 움직임이 확산해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