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논쟁에 가려진 세입자 주거 불안
핵심 요약
부동산 세제개편 논쟁에서 임차 주택에 사는 세입자의 불안이 정책 의제로 다뤄지지 못했다. 대출 중심의 주택 정책과 전세 구조는 무주택자의 상환 부담과 보증금 위험을 키웠다. 청년 주거 문제를 풀기 위해 임차 거주도 안정적인 선택지가 되는 제도 전환이 요구된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실제 세 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은 소수지만 불만은 폭넓게 번지고 있다. 개편안은 주택 소유자의 실거주 여부를 세금 감면 기준으로 다루면서 정작 임차 주택에서 생활하는 세입자의 불안을 정책 논의에서 밀어냈다.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세금 절감을 이유로 퇴거 요구를 받거나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서는 퇴거와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조치가 함께 논의돼야 하지만, 공론장은 주택 공급 확대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집중돼 있다. 집값이 안정될 때에도 전세가와 월세가 상승하며 주거비 부담이 이어지는 문제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무주택자를 주택 구매 대기자로만 보는 정책 구조가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권리를 가리고 있는 셈이다.
대출 중심의 주택 정책도 부담을 키웠다. 주택금융 확대는 구매 기회를 넓히지만 이미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자산 증식의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무주택자에게는 장기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남긴다. 전세자금 대출은 세입자가 이자를 부담하며 집주인의 주택 구매 자금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정부 집계 기준 4만명을 넘어섰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도 현실화했다.
청년 가구의 임차 비율은 82.6%로 일반 가구의 두 배이며, 76.5%는 임대료나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다. 현재 주택 거주기간이 2년 미만인 비율은 78.7%이고,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8.2%로 가장 높으며 1인당 평균 주거면적도 감소했다. 청년 문제를 별도의 주거복지 영역에 한정하기보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임차 거주를 동등한 선택지로 만드는 부동산 정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