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에 서울 전세 물량 위축 조짐
핵심 요약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주요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다. 상생임대인 제도 폐지와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로 집주인의 실거주 유인이 커졌다. 전세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 속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주거 계획에 혼선을 겪고 있다.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집주인의 실거주 유인이 커지면서 서울 주요 지역의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대표적인 학군지인 강남구 대치동의 전세 매물은 개편안 발표 직전인 일주일 전보다 6.3% 감소했다.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직접 입주하려는 집주인들이 기존 매물을 거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감소 폭은 한 달 단위 비교에서 더욱 뚜렷하다. 대치동 전세 매물은 한 달 전보다 18.6% 줄었고, 송파구 잠실동은 13%, 마포구 공덕동은 10% 가까이 감소했다. 대치동에서는 전셋값이 3억~4억 원 오른 데다 선택할 수 있는 매물도 부족해 이주를 준비하는 세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가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시장 불안이 커지고,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가 반전세나 월세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주인들도 갑작스럽게 세입자에게 퇴거를 통보하고 실거주 계획을 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임대료를 5% 미만으로 올린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거주 요건을 면제하던 상생임대인 제도가 폐지되고,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적용되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장기간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며 주택을 보유해 온 임대사업자 사이에서는 정책 변경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주택을 내년까지 처분하지 못하면 집주인은 늘어난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되지만,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로 매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국가가 약속한 양도세 과세 특례를 없애는 조치가 소급 입법에 해당해 위헌 소지가 있으며 임차인의 주거 안정도 위협할 수 있다며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매물 감소와 실거주 전환이 이어질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의 주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