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에 서울 임대 매물 위축 우려
핵심 요약
서울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세제 개편이 전·월세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개 현장에서는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과 함께 임대 매물이 크게 줄고 가격도 올랐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임대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의 주택 건설에는 반대했다.
서울시가 시민과 공인중개사,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세입자들은 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겠다며 임대차 계약을 끝낼 가능성을 가장 큰 걱정으로 꼽았다. 참석자들은 세제 변화가 임대 매물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김민정 씨는 전세 매물을 찾지 못해 어렵게 월세방을 구했지만, 임대인이 실거주를 결정하면 다시 집을 구해야 할 수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박준 씨는 임대하던 소유주들이 입주를 택하면서 통상 50~80개가 나오던 전·월세 매물이 10개 이하로 줄어든 곳도 있고, 임대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임대 매물 감소가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울 강서구 공인중개사 김용혁 씨는 전·월세 물건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며, 최근 한두 달 사이 아파트 가격이 약 1억 원 오른 것으로 체감한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들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개편안이 발표된 뒤 집주인의 실거주 움직임과 전·월세 매물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택 문제를 세금과 규제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택 보유자에게 중과세하는 방식으로는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민간 임대 공급자에게 사업상 유인을 제공해 투자와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에 주택을 짓는 방안에는 서울의 녹지를 지키는 것이 시장의 의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