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에 강남권 매물 늘고 호가 조정
핵심 요약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강남권 고가주택의 매도 문의와 호가 조정이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하루 사이 0.7% 증가했고 용산·강남·서초의 증가 폭이 컸다. 보유세 부과까지 시간이 남아 매각과 월세 전환을 놓고 관망하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 날인 4일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 시장에서 매도 문의와 가격을 낮춘 매물이 늘었다. 압구정동에서는 사업 속도가 더딘 현대·미성아파트의 호가가 3억~4억 원, 신현대아파트는 1억~2억 원가량 낮아지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만 세 부담이 실제로 커지는 시점이 내년인 만큼 집주인 다수는 증가 폭을 계산하며 매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반포동에서는 60억 원에 내놓았던 매물을 58억 원으로 조정하겠다는 집주인이 등장했고, 전세나 월세를 놓는 대신 매각하겠다는 연락도 이어졌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가운데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임박한 곳은 신청 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까다로워질 수 있어 매도를 서두르는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뚜렷하다. 증여나 상속을 염두에 두고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의 매각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개편안 발표일인 3일 6만409건에서 4일 6만840건으로 0.7% 늘었다. 지역별 증가율은 용산구 1.8%, 강남구 0.9%, 서초구 0.8%로 고가주택 밀집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양도소득세 공제에 10억 원 한도가 적용되면 세금이 7억~8억 원 늘어나는 상담 사례도 있었으며, 고령자의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 한도와 맞물려 강남·서초·용산·여의도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절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보유세 부과는 내년 6월 이후 이뤄질 예정이고 대출 규제로 매수자의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당분간 거래 주체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둔 4월 8650건과 5월 8777건에서 6월 5180건, 7월 3531건으로 줄어 절세 시한에 민감한 흐름을 보였다. 일부 다주택자는 매각 대신 세입자를 받아 월세로 세 부담을 감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도세 완화가 끝나는 2029년 이후 매물 잠김 가능성에 대비해 그 전에 공급 대책으로 시장 안정 기대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