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해상 월경 급증에 스페인, 군 투입…비상사태 선포 요청
핵심 요약
세우타 해상 월경 급증으로 스페인이 군 병력을 투입하고 비상사태를 검토 중이다. 지난 며칠간 1500명 이상이 바다로 입국했고, 최소 9명이 숨졌으며 수용 시설은 포화 상태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불법 체류자 합법화 정책을 비난하며 솅겐 협정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접한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해상을 통한 불법 입국이 급증하자 스페인 정부가 군 병력 투입을 결정했다. 세우타 자치정부는 현지 치안 인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비상사태 선포와 경찰 증원, 군 배치를 요청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며칠 사이 1500명 이상이 바다를 통해 세우타로 들어왔으며, 월경 과정에서 최소 9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후안 비바스 세우타 자치정부 수반은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면적인 인도적·사회적 비상사태를 겪고 있다"며 "전날 기준 하루 200명 이상이 들어오고 있고, 수용 시설은 포화 상태로 더 이상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성년자 보호시설은 정원의 24배 이상 과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우타 경비 책임자 라시드 스비히는 "완전한 혼돈 상태"라며 "수천 명이 월경하면서 국경 기능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스페인 대법원이 최근 해상에서 적발된 이주민을 즉각 송환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5월에도 이틀 만에 8000명이 넘는 이주민이 밀려든 바 있어 이번 상황이 그때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 정부는 모로코와 협력해 불법 입국자를 가능한 빨리 송환하기로 합의했으며, 산체스 총리는 31일 내무장관과 함께 세우타를 방문해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불법 체류자 합법화 정책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난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50만 명 이상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결정은 인신매매를 조장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국경을 방어하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스페인과 솅겐 협정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스페인 정부의 합법화 정책은 시행 시점 이전에 이미 입국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며 현재 불법 입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스페인은 이탈리아 대사를 초치했고, 내무부는 다음 달 3일 세우타 유입 이주민 규모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