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하루 4만9천명 무단 월경…사망 19명, 외교 갈등 확산
핵심 요약
스페인령 세우타에 하루 4만9천명이 무단 월경해 19명이 사망했다. 스페인 정부는 군경을 증파하고 총리가 현장을 방문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EU 회원국 간 외교 마찰과 스페인 내 정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하루 사이 4만9천명이 육·해상으로 무단 국경을 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31일(현지시간) 국경을 넘어 세우타에 들어온 이주민이 4만9천명으로 추산되며, 월경 과정에서 숨진 사람은 1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전날 밤 집계된 9명에서 크게 늘었으며, 상당수가 바다에서 숨졌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방파제를 넘으려다 변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경한 이주민 가운데는 젊은 남성이 많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고령층,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인과 모로코 정부는 접경 지역에 군경을 증파했으며, 모로코 당국은 프니데크 등지에서 물대포 차량을 동원해 인파를 막아섰다. 충돌 지역 인근에서는 불에 탄 차량 여러 대가 목격됐다. 세우타 시 당국자는 지난 30일 오전까지 일주일간 1천800명이 들어왔으나 이후 급증해 심할 때는 1분에 200명꼴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세우타는 면적 18.5㎢의 스페인 특별자치도시로, 멜리야와 함께 유럽연합(EU)에서 유일하게 아프리카 대륙과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다. 두 도시는 국경에 수m 높이의 철책을 갖췄지만 EU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의 무단 입국 시도가 끊이지 않아 왔다. 현재 세우타의 이주민 수용 시설은 과포화 상태이며, 수천 명이 공원이나 도로변에서 노숙하는 등 인도적 위기가 빚어지고 있다. 현지 경찰 근로자협회 대표 라치드 스비히는 엄청난 인도적 위기가 발생했다며 증파된 인력이 부상자 지원에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31일 페르난도 그란데 마를라스카 내무장관과 함께 세우타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며, 제1야당 국민당과 극우 복스당은 정부의 국경 통제 실패를 비판했다. 외교적 마찰도 확산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스페인과의 솅겐 조약 중단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특별 조치를 거론했다. 스페인 정부는 편파적 선동이라며 주재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프랑스는 세우타발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비해 국경 검문을 강화했다. 무단 입국 급증 원인에 대해 세우타 당국과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외무장관은 스페인 대법원의 이주민 송환 금지 결정을 지목했지만, 일부 전문가는 스페인·알제리 관계 개선에 대한 모로코의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