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충격에 국경 통제가 선거 핵심 의제로
핵심 요약
세우타에 북아프리카 주민 약 6만∼7만 명이 몰린 뒤 미국과 유럽에서 국경 통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미국 공화당과 프랑스 국민연합뿐 아니라 영국·덴마크의 중도좌파 정부도 불법 이민 대응 강화를 내세웠다. 저성장과 고물가, 일자리·복지·문화 갈등이 겹치며 이민 문제가 치안과 국가 통합의 의제로 확대됐다.
북아프리카 주민 약 6만∼7만 명이 지난달 30일 스페인령 세우타로 몰려든 사태가 미국과 유럽의 선거 구도를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3일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미국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공화당 지지를 촉구했다. 내년에는 프랑스·스페인·폴란드·이탈리아에서도 주요 선거가 예정돼 있어 국경 통제와 불법 이민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우타 유입은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달 8일 해상으로 들어온 불법 이민자를 즉시 송환하지 않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뒤 발생했다. 대부분은 스페인의 추방 조치로 모로코에 돌아갔다. 미국에서는 J 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좌파의 이민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속에 지지율이 하락한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층 결집에 나섰고, 프랑스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의원도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EU 국민에게 한정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유럽에서는 이념 성향과 관계없이 강경한 국경 관리론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개혁당은 군함과 드론, 적외선 감시망을 활용해 영불 해협의 소형 보트 입국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중도좌파인 앤디 버넘 영국 총리도 도버에서 불법 이민 근절 의지를 밝혔으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EU의 통제 강화를 요구했다. 프레데릭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세우타 입국자들이 유럽 전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해 스페인과의 솅겐 협정 중단 검토에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반이민 정서의 배경에는 제조업 쇠퇴와 일자리 감소, 지역 격차, 주거비 상승, 복지 부담에 대한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유럽은 2015년 100만 명이 넘는 중동 난민 유입을 거친 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물가와 저성장이 굳어졌다. 생활비와 문화적 갈등에 대한 불만을 극우 정당이 국경·문화 보호 구호로 흡수하면서 중도 및 중도좌파 정당도 난민 심사와 국경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민은 이제 이념을 넘어 치안과 국가 통합,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선거 의제로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