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국경 붕괴, 스페인 군경 긴급 투입…이주민 수천 명 밀려와
핵심 요약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스페인령 세우타에 이주민 수천 명이 밀려들어 국경 통제가 마비되고 최소 9명이 숨졌다. 스페인은 군경 260여 명을 긴급 투입하고 모로코와 송환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관대한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솅겐 배제 가능성을 경고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에 이주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국경 통제가 사실상 마비됐다. 이주민들은 철책을 돌파하거나 바다를 헤엄쳐 넘어왔고, 이 과정에서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인 정부는 본토에서 경찰 200명과 군 병력 60명을 긴급 파견해 경계를 강화하고, 모로코와 불법 입국자 송환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현장 영상에는 수백 명이 철책 주변으로 몰려들어 국경을 한꺼번에 넘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는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세우타 해안에 도착한 뒤 환호하거나 “스페인 만세”를 외쳤다. 국경을 넘은 이들은 청년뿐 아니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미성년자, 고령층까지 다양했다. 모로코 경찰이 저지에 나섰지만 대규모 군중에 밀려 통제력을 잃었고, 스페인 국경수비대도 감당하기 어려운 인파에 철책과 해상 경계가 동시에 뚫렸다. 현지 언론은 최근 며칠 사이 2000∼3000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전했다.
혼란 속에 이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9구가 해안에서 발견됐고, 세우타 시내 상점들은 잇따라 문을 닫았다. 수용시설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특히 미성년자 보호시설은 정원의 20배가 넘는 인원을 수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스페인의 이민 정책을 둘러싼 유럽 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스페인은 최근 기존 미등록 이주민 약 50만 명에게 합법 체류 기회를 주는 유화 정책을 추진했고, 이탈리아는 이런 정책이 추가 유입을 부추겼다며 스페인을 솅겐 지역에서 일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세우타에서 벌어진 일은 통제 불능의 불법 이민이 유럽 국경에 실질적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탈리아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스페인과의 솅겐 조약 중단 등 특별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됐다”며 “불법 이민에 대해 1인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솅겐 지역은 29개 유럽 국가가 도입한 개방 국경 체제로, 이탈리아는 스페인으로 들어온 이민자들이 무비자로 다른 유럽 국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다만 스페인 정부는 합법화 대상이 정책 시행 전 이미 입국한 사람들로 제한돼 이번 월경 사태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