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6만 명 월경, 유럽 국경 갈등 확산
핵심 요약
스페인령 세우타에 모로코인 약 6만 명이 한꺼번에 넘어와 국경 관리 체계가 마비됐다. 모로코의 국경 감시 완화와 스페인·알제리의 협력 강화가 맞물리며 외교적 긴장이 부각됐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EU 내무장관들이 수습책 논의에 착수했다.
아프리카 북부의 스페인령 세우타에 지난 주말 모로코인 약 6만 명이 한꺼번에 넘어오면서 국경 관리 체계가 사실상 마비됐다. 인구가 8만 명을 조금 넘는 도시에 단기간 대규모 인원이 유입됐고, 스페인군이 투입돼 대다수를 모로코로 돌려보냈다. 국경에 사람이 몰리는 과정에서 숨진 모로코인은 70명을 넘었다.
이번 월경은 사전에 조직된 집단행동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모로코 쪽 국경 감시가 느슨해졌다는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확산하자 유럽행을 바라던 주민들이 한꺼번에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 실업률이 30%에 육박하는 모로코에서는 일자리를 찾아 유럽으로 건너가 가족을 돕겠다는 청년층의 의지가 강하다. 세우타에서는 2021년에도 약 8천 명이 동시에 넘어왔지만 6만 명 규모는 처음이다.
사태의 배경에는 모로코와 스페인의 외교적 긴장이 자리하고 있다. 모로코와 국경 지역 영토를 두고 대립해 온 알제리를 스페인 총리가 세우타 사태 약 열흘 전인 지난달 20일 방문해 협력 강화에 나섰다. 스페인은 기존에 모로코를 지지해 왔다. 모로코 정부가 보복을 계획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경 감시가 느슨해진 시점과 양국 관계 변화가 맞물리며 방조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파장은 유럽 전역의 국경 통제로 번졌다. 이탈리아는 한 달 동안 스페인발 입국자를 심사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스페인과 맞닿은 육로 국경의 검문 인력을 세 배로 늘렸다. 핀란드와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도 통제 강화에 지지를 보였다. 세우타에서 스페인 본토로 이동할 때도 신원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민 여론이 악화한 유럽 각국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EU 내무장관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