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의존 K리그 시민구단, 관리 부실에 신뢰 흔들
핵심 요약
K리그 시·도민구단 17곳에 올해 지방자치단체 예산 1천511억 원이 배정됐다. 외유성 출장과 80억 원대 횡령, 취약한 재정 및 정치권 개입이 운영 신뢰를 흔들고 있다. 지역 홍보와 경제적 기여를 살리려면 확장보다 내부 통제와 자생력 강화가 우선이다.
2026시즌 K리그 1·2부 29개 팀 가운데 시·도민구단은 17개로 58.6%를 차지한다. 올해 이들 구단에 배정된 지방자치단체 예산은 총 1천511억 원이며, 구단당 평균 약 88억 원이다. 막대한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외유성 출장과 횡령 사건이 잇따르면서 운영 투명성과 존립 명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9개 시·도민구단 대표자들은 지난 6월 멕시코 캉쿤 등이 포함된 일정에 참가하면서 1인당 1천592만4천 원인 비즈니스석 비용을 구단 예산으로 집행했다.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면 약 600만 원을 줄일 수 있다는 사전 안내도 있었다. 김포FC에서는 직원이 수년에 걸쳐 80억 원대 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대표이사는 사임했고 선수단은 최근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자체 수입 기반이 약한 구단들은 선수 영입비까지 추가경정예산에 의존하고, 지방선거 결과와 지자체 정책 변화에 따라 운영이 흔들리는 구조다. FC안양은 올해 집행 예산을 지난해와 같은 100억 원 수준으로 동결했고, 성남FC는 추경 편성의 불확실성으로 삭감 압박을 받고 있다. 안산 그리너스는 K리그2 최저 수준인 55억 원으로 운영되며 수년째 성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자체장이 운영자를 임명하는 체계 탓에 시민과 팬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정치적 외풍도 반복됐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한 구단이 기존 파란색 대신 붉은색 유니폼을 착용했고, 올해 지방선거 기간에는 다른 구단 간부가 특정 후보 홍보물을 직원 대화방에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2년간 화성FC·김해FC·용인FC·파주 프런티어가 합류한 K리그2는 17개 팀 중 13개가 시·도민구단이다. 다만 지역 홍보와 원정 팬 유입에 따른 경제 효과도 시민구단의 가치로 꼽힌다. 강원FC는 최근 1년간 도의 투자액 대비 약 5배인 700억 원 규모의 홍보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외형 확대에 앞서 내부 통제와 수익 기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