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택한 펫나우, 규제에 미국 이전 검토
핵심 요약
펫나우가 국내 생체 인식 동물 등록 규제에 막혀 본사의 미국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 변동과 단기 회수 압박, 창업자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계약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 좁은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시장까지 겹치면서 창업의 시작부터 회수까지 장벽이 이어지고 있다.
반려견의 비문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개체를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한 펫나우가 본사의 미국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12명 규모였던 이 회사는 99% 정확도의 기술로 2022년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유일하게 CES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동물 등록은 몸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방식만 인정해 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정식 사업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임준호 대표는 관련 공청회에 최소 50차례 참석했고 국회에서 법안도 발의됐지만 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펫나우는 창업 7년 만인 지난해 첫 매출 1억6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80%가 영국과 스위스 등 해외에서 발생했다. 미국 여러 지방정부와 사업을 협의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일부 지방정부의 시범 사업으로 제한적인 매출만 확보했다.
규제의 불확실성은 다른 신산업에서도 반복됐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토큰증권 사업을 준비한 펀블과 카사는 법 개정이 늦어지는 사이 대형 금융기관과 인가 경쟁을 벌이게 됐다. 원격의료 기업 메라키플레이스는 비대면 초진과 의약품 배송 기준이 다시 강화된 2023년 6월 이후 진료 건수가 한 달 만에 30분의 1로 줄었다. 해외에 본사를 둔 한국 스타트업은 2014년 32곳에서 2025년 215곳으로 늘었다.
창업자들이 지목한 장벽은 규제뿐 아니라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자본, 실패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계약, 좁은 회수 시장까지 네 가지다. 국내 벤처펀드는 존속 기간이 통상 7~8년이어서 투자 후 1~2년 만에 회수 압박을 받는 사례가 있다. 오지큐와 도그메이트 창업자는 연대책임·풋옵션 조항으로 거액의 개인 채무를 떠안았다. 2024년 미국은 투자 회수 1147건 중 1083건이 인수·합병이었던 반면, 국내 창업자들은 성공 이후에도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