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탈출한 11세, 보호망 밖에서 끝내 사망
핵심 요약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아동이 반복해 구조를 요청했지만 보호시설로 옮겨지지 못한 채 숨졌다. 아동은 교회로 돌아간 뒤 사망할 때까지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담임목사를 구속하고 외조모에 대해서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A군이 여러 차례 탈출해 학대 피해와 구조 요청을 알렸지만 보호시설로 옮겨지지 못한 채 숨졌다. 지난 5일 오후 8시 49분께 의식이 떨어진 상태로 발견된 A군은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의료진은 몸에 남은 상처 등에서 학대 정황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은 지난달 29일 새벽 교회를 빠져나왔다가 실종 신고 뒤 돌아갔고, 이달 2일과 3일에도 탈출해 인근 편의점과 식당에서 도움을 청했다. 2일에는 식당 관계자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외조모에게 맞았다는 취지로 피해 사실을 진술했지만 다시 교회로 보내졌다. 경찰과 천안시청은 심리·행동적 특성에 맞는 보호시설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외조모 B씨를 상대로 긴급응급조치를 결정하고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법원에 신청했으나, 법원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지난 5일 기각했다. 교회로 돌아간 A군은 숨질 때까지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군을 결박한 상태로 방임·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담임목사 C씨를 지난 8일 구속했다. C씨는 A군이 계속 밖으로 나가려 해 묶고 풀기를 반복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학대 의심 정황은 이전에도 확인됐다. 2021년 취학 연령이 된 A군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교육당국이 방임 의심 신고를 했으나, 보호자 측의 취학 의무 유예 신청이 승인됐다. 2024년에는 외조모의 학대 신고가 접수돼 B씨가 송치·기소돼 처벌받았다. A군은 태어날 때부터 C씨와 교회에서 생활했고 B씨는 인근에 살며 오갔다. 경찰은 B씨에 대해서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두 사람을 상대로 학대 경위와 사망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