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이름의 ‘오드리’가 남긴 돌봄의 의미
핵심 요약
영화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미연과 입양한 아들, 친딸의 상처와 화해를 그린다. 미연의 돌봄은 오드리 헵번과 오남매를 키운 어머니 ‘신드리’의 삶으로 확장된다. 세 여성의 이야기는 기억과 세월을 넘어 남는 사랑과 베풂의 의미를 보여준다.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 미연과 두 자녀가 묵혀 둔 상처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입양한 아들 기훈과 친딸 지은을 한 가족으로 묶은 미연의 사랑을 중심에 놓고, 혈연을 넘어선 돌봄과 기억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가족의 마음을 담담하게 비춘다.
미연은 입양한 기훈을 정성껏 키웠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낀 지은은 집을 떠났다. 기훈은 자신이 원해서 어머니 곁을 지킨다며 간병을 이어가고, 미연이 밤마다 불을 켜 둔 이유가 돌아올 자식을 맞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지은에게 알린다. 이후 미연은 급성 백혈병에 걸린 지은에게 골수를 이식하려고 빗속에서 자신의 이름과 딸의 이름을 되뇌며 병원으로 향한다.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장면에서 지은은 어린 시절 자신도 사랑받는 자식이고 싶었다며 오랜 결핍을 털어놓는다. 어린아이처럼 변한 미연은 딸의 눈물을 닦고 착하다는 말로 지은을 품는다. 김서현의 <미안해>와 전하연의 <내 이름>은 이 모녀의 화해와 소멸하는 기억을 따라 흐르며, 엄마에게 모진 말을 했던 딸의 뒤늦은 깨달음과 미안함을 끌어낸다.
영화의 미연은 은퇴 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품었던 오드리 헵번, 평생 밭일로 오남매를 키운 ‘신드리’와 겹쳐진다. 신드리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려던 딸의 친구에게 입학금을 내줬고, 몇 해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요양원에서 일을 내려놓았다. 세 인물의 삶은 화려한 외모보다 자식과 타인을 보살핀 손길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메시지로 이어지며, 그 다정함을 자녀에게 전하고 싶다는 ‘홍드리’의 소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