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괴담보다 위험한 40도 폭염
핵심 요약
선풍기를 켜고 자면 산소 부족이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 기온이 40도를 넘으면 선풍기가 뜨거운 공기를 전달해 체온을 높일 수 있다. 폭염 속 이상행동이나 의식 저하는 열사병 신호로, 즉시 119 신고와 냉각 조치가 필요하다.
선풍기를 밤새 켜면 산소 부족이나 저체온증으로 숨질 수 있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선풍기는 주변 공기를 움직일 뿐 산소를 소비하거나 이산화탄소를 만들지 않으며, 실내 온도 자체를 낮추지도 않는다. 피부 주변의 더운 공기를 밀어내고 땀의 증발을 돕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중심체온을 치명적인 수준까지 떨어뜨리기 어렵다.
다만 기온이 40도를 넘는 환경에서는 선풍기 바람이 뜨거운 공기를 몸으로 전달해 체온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6년 7월 31일 개정한 열 건강 지침에서 선풍기를 40도 미만에서 사용하도록 안내했다. 에어컨이 있으면 실내 온도를 27도로 맞춘 뒤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고, 냉방이 어렵다면 하루 2~3시간이라도 시원한 장소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선풍기 사망설은 2006년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저체온증과 산소 부족 가능성이 소개되면서 오랫동안 사실처럼 유통됐다. 그러나 올해는 속설보다 실제 폭염 피해가 더 뚜렷하다. 경남 양산의 기온은 지난달 31일 41.4도에서 이달 2일 42.5도까지 올라 국내 최고기온 기록을 사흘 연속 바꿨다. 5월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221명, 추정 사망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은 실외 작업장뿐 아니라 실내 작업장과 집에서도 각각 전체의 7.3%, 6.9%가 발생했다. 어지럼증과 두통, 메스꺼움, 심한 갈증이나 근육 경련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이상행동과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열사병을 의심해 119에 신고하고 몸을 식혀야 하며,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물을 먹여서는 안 된다. 15일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선풍기만으로 고온을 견디거나 냉방을 무작정 참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